()||9<黑屏1>0,10BGM_Empty: ()||229<黑屏2>BGM_Room:기지 심층. ()||:예고르는 기갑을 타고 기지 깊숙이 나아갔지만, 기갑 자체의 크기와 구조 때문에 통과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되어 있었다.+패러데우스가 기지 내부를 대폭 개조하지 않았다면, 예고르는 사전에 확보한 청사진을 따라 이미 최심부에 도달했을 것이다.+게다가 조금 전 철혈의 공격으로 호위 부대와 갈라진 지금, 형세는 역전되어 버렸다.+이 기갑은 비좁은 공간에서 날렵하게 움직이기가 힘들다.+그 점을 이용해 리벨리온의 전술인형들도 기갑의 사각지대에서 끈질기게 기습을 가했지만, 다행히 월등한 화력 덕분에 계속 물리칠 수 있었다.+그리고 한동안 다시 기습해 오지 않았다. 어쩌면 그 인형들도 이제 심각한 손상을 입어서일지도 모른다. ()||Explode:콰아아아아...+그때, 위에서 엄청난 굉음이 났다. NPC-Yegor(4)예고르||:여기는 랜드. 엠버-1,응답하라. ()||AVG_whitenoise:통신기에선 노이즈만 새어 나올 뿐이었다.+다른 아군 부대들처럼, 침묵에 빠졌다. NPC-Yegor(4)예고르||:남은 건 나뿐인가... ()||:예고르는 이제 쓸모가 없어진 통신기를 끄고, 잠시 숨을 돌릴 겸 지도를 확인했다.+그리고 불현듯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.+3차 대전 당시, 한밤중 슈바르츠발트 깊은 곳에서 적과 실랑이를 벌일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.+자신 외엔 아무도 없는 것처럼, 쥐 죽은 듯이 고요하지만...+모든 감각이 주위에 뭔가 있다고 경고하는, 바로 그 느낌.+적이 있다고, 자신을 죽이려는 적이 바로 근처에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. NPC-Yegor(4)예고르||:네년이 여기 있는 건 이미 안다.+너만 해치우면, 바로 제어실이다. ()||:혼잣말로 중얼거렸을 뿐이기에,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.+그래도 예고르는 확신했다. 그자의 존재가 느껴진다고.+안젤리아. 지금까지 자신을 끈질기게 방해한 그 여자가, 다시 한번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. NPC-Yegor(4)예고르||:생쥐 같은 년... ()||BGM_Empty<黑屏1>:찰칵. ()||9<黑屏2>:복도의 마지막 조명이 꺼졌다.+드디어 안젤리아가 그의 말에 대답한 듯이. ()||AVG_lifttable:탁, 탁, 탁.+쇠붙이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연막이 뿜어져 나왔다. NPC-Yegor(4)예고르||:또 잔수작을 부리는군. ()||BGM_Battle:연막으로 모니터의 화면이 새까매져, 예고르는 적외선 화상으로 전환했다.+하지만 곧바로 소이탄이 굴러와, 통로에 불을 질렀다.+열화상 화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변해 버렸다.+그리고 시야가 마비된 그 순간, 정적을 깨고 총탄이 날아와 카메라를 파괴했다.+좌측 시야를 잃은 예고르는 어쩔 수 없이 기체를 후진시켜야 했다.+하지만 이번에는 후퇴하는 방향에서 작은 소리가 들리더니...+다음 순간, 폭발이 일어났다. ()||Explode:콰앙!+발밑에서 폭탄이 터져 기체가 살짝 기울었지만, 아직 상황 통제는 가능했다.+보병이 휴대하는 수준의 폭탄으로는 이 기갑을 마비시킬 수 없다.+다만, 숨 돌릴 틈이 없었다. 총알이 연막을 뚫고 날아와 관절 부위에 노출된 유압 펌프를 노렸다.+예고르는 부무장의 포신을 돌려 총알이 날아온 방향으로 포탄을 쏘았다.+대구경 포격으로 인해, 적의 공격은 즉시 멎었다.+예고르는 조준을 계속하면서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며 경계했다.+하지만 쉽지는 않았다. 좌측 카메라가 파괴된 탓에, 계속해서 기체를 돌려야만 했다.+바로 그때, 방금 기갑을 향한 사격이 날아든 위치에서 누군가가 박살 난 엄폐물 밖으로 나오더니, 빠르게 화력 사각지대로 달려왔다. NPC-Yegor(4)예고르||:이쪽이냐! ()||Gunfight:예고르는 기체를 우회전해, 방금 누군가가 뛰쳐나온 위치를 향해 재차 제압 사격을 가했다.+좁은 공간에서 메아리치는 기총 소리가 멀어졌지만,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었다.+예고르가 황급히 기체를 좌측으로 돌렸지만, 그림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기체의 코앞까지 들이닥쳤다. NPC-Yegor(4)예고르||:이 괴물 자식! AK15(1)AK15||:...... ()||:리벨리온에서 가장 용맹한 AK-15가, 폭탄을 쥐고서 위험 거리 안으로 들어왔다.+예고르는 레버를 밀어 기체를 움직이려 했다. ()||Explode: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, AK-15의 폭탄이 기체의 발목 관절에서 폭발했다.+파괴된 부위는 가장 중요한 기동 시스템이었다. 조종석에 붉은 비상등이 켜졌고, 고장 경고등과 사이렌이 맹렬하게 울렸다.+예고르는 사력을 다해 기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, 인형들에게 포격을 퍼부어 사각지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.+모니터는 각부의 동력 복구에 실패했다는 경고가 표시됐다.+하지만 아직 추진기는 연료가 충분하다. 출력을 높이면 거리를 벌릴 수 있다.+거리만 벌린다면, 전술인형의 허약한 무기 따위로는 이 기체에 흠집조차 내지 못할 것이다. ()||:물론, 상대가 그런 기회를 줄 리 만무했다. ()안젤리아||<黑屏1>:포위해! ()||217<黑屏2>:어느샌가 조용히 기체 뒤까지 접근한 인형들이 늑대처럼 달려들었다.+예고르도 부무장으로 반격했지만, 베테랑인 리벨리온 인형들은 벌써 대응법을 알아냈다. 자세를 낮추고 사격이 닿지 않는 각도로 파고들면서, 예고르의 기체를 향해 송곳니를 드러냈다. ()예고르||:어림없다! ()||:예고르는 미사일 발사기를 수직으로 조준했다.+그리고 장전된 모든 고폭 살상 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했다.+발사된 미사일들은 천장에 부딪혀 폭발했고, 무수한 파편으로 변해 사방으로 쏟아졌다. ()AK15||:엄폐! ()RPK16||:어머나, 이거 큰일 났네요. ()AN94||BGM_Empty<黑点1>:회피 집중! 조심――크윽!! ()||229BGM_Room<黑点2>:격렬한 충격을 받아내면서, 예고르는 필사적으로 기체의 균형을 유지했다.+가까이서 미사일이 폭발해 그의 기체도 폭풍에 휩쓸렸지만, 두꺼운 장갑이 고폭탄의 파편을 견딜 것이다.+그리고 잠시 후, 진동으로 접촉 불량이 발생한 계기판을 주먹으로 내리쳤다. 계기판은 잠깐 깜빡이다, 다시 노이즈를 내며 회복됐다.+다행히, 내부 설비의 손상은 크지 않았다. NPC-Yegor(4)예고르||:아직 운이 다하진 않았나 보군. ()||:연막이 걷히고, 불길도 사그라들었다.+습격한 전술인형들도 모두 만신창이가 되어, 바닥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.+조명도 돌아왔지만, 복도는 그 폭발로 인해 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어졌고, 들어온 방향이 어느 쪽이었는지마저 알 수가 없게 되었다.+완전히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곳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. NPC-Yegor(4)예고르||:이 버러지들이... 덕분에 시간만 낭비했군. ()||:이제, 남은 문제는 저들의 지휘관이 어디 있는가였다.+예고르는 겨우 이 정도로 그 여자가 죽었다 생각하지 않았다.+그래, 그 여자는 이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다. 그 여자를 죽이려면, 이보다 백 배는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고, 천 배는 더 고생해야 할 것이다.+그 여자... 안젤리아는 대체 어디에 숨었지? ()||Explode:퍼엉!+예고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, 폭발이 일어났다.+이에 기체도 한쪽으로 기울어져,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. NPC-Yegor(4)예고르||:크윽... 뭐지!? ()||:폭발에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, 예고르는 조종석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. 피가 흘러내렸지만, 상처가 깊진 않았다. 기절할 정도도 아니었다.+예고르는 정신을 붙잡고, 바로 기체의 상태를 점검했다.+아니나 다를까, 그 폭발로 기체의 왼다리가 완전히 파괴되었다.+하지만 그렇다고 움직이지 못하게 된 건 아니었다. 비상시의 외발 기동법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. 이날을 위해, 몇 번이고 훈련을 받았으니 말이다.+그는 기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, 모니터를 확인했다.+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. 아직 승산은 있다. ()||:하지만, 모니터의 화면을 본 그는 심장이 멎을 뻔했다.+모니터에 비친 광경은, 두 다리를 잃은 전술인형의 모습이었다.+만약 인형이 아니라 인간이었다면, 분명 끔찍한 광경이었으리라.+하지만 저 인형의 전우가 몸으로 대신 파편을 맞아 준 덕분에, 핵심 기능이 아직 정지되지 않았다.+저 인형은 아직 가까스로 숨이 붙어 있는 동료에게서 건네받은 폭탄을 쥐고서, 기체의 왼쪽을 타고 올랐다.+예고르의 기체를 상대로 전멸한 리벨리온의 전술인형들 중, 유일하게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인형.+늑대들의 우두머리였다. RPK16(1)RPK16||:그래서 인간이란 참 흥미로운 생물이라니까요. RPK16(1)RPK16||:첫인사 선물로 나쁘진 않죠? 그럼... 나머지는 부탁할게요, 선배님. AK12(1)AK12||:안젤리아... 임무 완료. ()||Explode:콰아앙!+차가운 유언을 남기며, AK-12란 이름의 인형은 기체의 나머지 다리와 함께 불꽃에 삼켜졌다. ()안젤리아||:수고했다. ()||:그 여자의 짜증 나는 목소리가, 무전기를 통해 예고르의 귀를 때렸다.+공개 채널에서의 통화라니, 엄청난 도발 행위다.+하지만 그 여자의 목소리보다, 예고르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이 더 신경 쓰였다.+기동 시스템과 추진기 모두 작동이 정지됐다. 기체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.+하지만 기체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. 그 여자... 안젤리아가, 분명 자신의 조종석을 노리고 있을 것이 뻔했다. 조종석의 덮개를 여는 순간, 총알이 날아들어 자신의 머리를 꿰뚫을 것이 분명했다. ()||<黑屏1>:그런 생각도 잠시, 저 위에서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.+두껍고 견고한 천장도 마치 수문처럼 열리기 시작했다.+높은 곳으로 이어지는 통로지만, 지금은 오히려 지옥으로 내려가는 계단 같았다.+그 통로 끝에서, 굉음이 들려왔다.+그의 동료들이 먼저 들었던, 바다 괴수가 닥쳐오는 것 같은 소리.+바닷물이 해일처럼 밀려오는 소리였다.+그제서야 예고르는 안젤리아의 계획이 무엇인지 깨달았다.+하지만 그런들 무슨 소용인가. 지금 예고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.+실패했다.+마지막 순간이 닥쳐오자, 그의 머릿속에는 그저 창백한 여한만이 맴돌았다.+그는 점점 가까워지는 바닷물의 소리를 들으며, 품에서 가족의 사진을 꺼냈다.+기다릴 수밖에 없다.+자신에게 내려질 최후의 심판을,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