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)||9<黑屏1>0,10黑屏1>BGM_Empty:
()||260<黑屏2>GF_xGS2_27:정원.+우리는 어느샌가 안젤리카의 비타에서 바깥의 정원으로 돌아와 있었다.+헨리에타의 모습도 다시 내 곁에 나타났고, 내 손은 지금 내 무릎을 베고 자는 두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.+태양은 어둠을 상대로 마지막 빛을 내뿜어 구름을 붉게 달궜지만, 서서히 내려앉는 노을에 밀려나고 있었다.
Henrietta(2)헨리에타||:세상모르고 자고 있네요, 안젤리카도 카노도.+설마 안젤리카의 비타가 그렇게 진행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.
()지휘관||:의외였니?
Henrietta(3)헨리에타||:네... 의외였어요.+의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담당관을 잊어선 안 돼요. 제 생각엔... 그런 건 일종의 배신이에요.
()지휘관||:하지만... 만약 그게 담당관이 바란 결말이었다면?
Henrietta(4)헨리에타||:마르코 씨가 그렇게 바랐다는 건가요?
()지휘관||:"이야기" 속에서, 그 담당관의 미안함과 후회를 느꼈어. 그가 안젤리카에게 품었던 감정도.+"의체로서 나를 대신해 희생되는 것보단, 차라리 모든 걸 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."+대충, 그런 느낌이었달까...
Henrietta(4)헨리에타||:그런가요... 마르코 씨는 그렇게 생각하셨군요...+하지만, 제가 안젤리카였다면 절대로 그걸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예요.
()지휘관||:의체의 감정은 다 "조건 강화" 때문이잖니.+강제적으로 부여된 감정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는데.
Henrietta(3)헨리에타||:아니요!+죠제 씨에 대한 제 감정은 조건 강화랑은 상관 없어요! 만약 죠제 씨가 저한테 죠제 씨를 잊으라고 한다면, 저는... 차라리...!
()||:헨리에타가 격하게 반응하며 벌떡 일어났다. 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실언을 깨닫고,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다시 의자에 앉았다.
Henrietta(4)헨리에타||:...죄송해요, 함부로 성질부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.+그래도... 만약 제가 그렇게 다 잊어버린다면, 죠제 씨가 다시 전부 떠올릴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해요.+그대로 죠제 씨를 영영 잊어버리는 건 싫어요.
()지휘관||:어... 응.
()||:카노와 안젤리카도 헨리에타의 목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.+두 사람은 눈을 비비며 일어나,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리번댔다.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어라...? 여긴 어디지... 엥, 지휘관님?
NPC-Kalin(0)카리나<通讯框>||:카노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! 저 애들이 들어선 안 되는 말도 있으니, 카노도 암호화 통신으로 대화하는 게 좋겠어요.
()지휘관||:카리나 말 들었지?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네...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요.
()지휘관||:기억은 돌아왔어? 내가 누군지 알겠니?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이상한 질문이네요. 지휘관님은 지휘관님이시잖아요?+으음... 그런데 아직 좀 어질어질한 게, 왠지 엄청 긴 꿈을 꾼 것 같아요.
()지휘관||:인형도 꿈을 꾸던가...?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헤헤, 꿈에서 지휘관님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에요.+참, 다른 사람들은요? 시노는 어디 있어요?
()지휘관||:그건 내가 묻고 싶은걸. 여긴 어떻게 들어왔니?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SAT8이 마침 재밌어 보이는 레벨 2 플랫폼 공간을 찾았다길래, 피자를 먹으면서 같이 구경하러 들어와봤는데요...+정신 차리고 보니, 지금 이렇게 지휘관님이랑 마주보고 있네요.
NPC-Kalin(3)카리나<通讯框>||:흐음... 아무래도 우리 인형들은 이 공간의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었다고 봐야겠네요. 마인드맵을 빼앗겨서,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연산하고 있는 거예요.+그래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이 공간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거고요.
()지휘관||:그렇다면, 모두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가려면 모든 이야기를 찾아내서 결말까지 이끌어야 한다는 소리네?
NPC-Kalin(0)카리나<通讯框>||:무식하게 밀어붙이는 수도 있겠지만, 그게 가장 평화적인 방법이겠죠... 이 공간의 소녀들의 의식에서 딱히 악의가 느껴지진 않으니까, 되도록이면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고 해결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?
()지휘관||:그냥 네가 이야기를 다 보고 싶은 게 아니라?
NPC-Kalin(5)카리나<通讯框>||:아, 아하하하... 그래도 꽤 재밌어 보이잖아요!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그럼 제가 도와드릴 일은 있나요?
NPC-Kalin(0)카리나<通讯框>||:그 정원에 돌아왔다면 세이프니까 됐어. 카노는 먼저 복귀해도 돼.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음... 여기가 안전하다면, 전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. 저 혼자 먼저 복귀했다간 시노가 삐져서 투정 부릴 테니까요.
()지휘관||:계속 여기에 있게 해도 괜찮을까?
NPC-Kalin(0)카리나<通讯框>||:이미 확인해 두긴 했어요. 그 정원이 있는 공간은, 어... 로비 같은 데라, 누가 다른 설정을 덮어씌우거나 하진 못해요. 함부로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안전할 거예요.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카리나 씨도 괜찮다 하니 있어도 되죠? 그리고, 저 긴 머리인 애가 이상하게 신경 쓰여요. 왠지 어디서 만난 것 같은 기분이랄까...
()||:잠에서 깬 안젤리카는 이제 헨리에타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. 하지만 담당관들이 언제 돌아오냐는 질문에 헨리에타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고, 안젤리카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.
Angelica(0)안젤리카||:몸 상태가 많이 나아졌어. 빨리 마르코 씨한테 보여드려야 안심하고 임무에 데려가 주실 텐데...
Henrietta(1)헨리에타||:금방 돌아오실 거야. 죠제 씨도 이렇게 돌아오셨는걸.
Angelica(0)안젤리카||:그렇겠지? 곧 돌아오시겠지?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저, 저기... 안녕? 난 카노라고 해. 얘기하는 데 끼어도 될까?
Angelica(0)안젤리카||:어... 응. 새로 온 의체야?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의체? 어... 대충 비슷하려나?
Angelica(0)안젤리카||:그런데, 왠지 낯이 많이 익은데...
Carcano1891(0)카르카노M1891||:그거 참 신기하네, 나도 그렇거든!+저기, 그러니까... "파스타 왕자 이야기"라고 들어봤어?
()||:마치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 간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처럼, 카노와 안젤리카는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.+그들에게 자리를 비켜 주면서, 헨리에타는 내 손을 잡고 조용히 정원을 빠져나왔다.
Henrietta(2)헨리에타||:죠제 씨, 여기서 잠깐 쉬어요.
()지휘관||:그래.
()||:나와 헨리에타는 정원 반대편의 벤치에 앉았다. 석양은 거의 다 저물어, 지평선에 희미한 분홍색이 보일 뿐이었다.+그런데, 헨리에타는 깍짓손을 계속 꼼지락거렸다. 아직도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고민하는 듯했다.
()지휘관||: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...
Henrietta(4)헨리에타||:아... 죄송해요, 죠제 씨...+비타에서 왜 안젤리카에게 진실을 말해 주지 않으셨는지, 전 역시 이해가 안 가요.+죠제 씨가 마르코 씨는 아니지만, 의체와 담당관의 관계가 어떤 건지는 아시잖아요.
()||:그 말에, 인형들과 함께 지내는 나날이 떠올랐다. 클라우드 마인드맵이란 것이 있어서 다행이지, 만약 그 애들이 밖에 파괴되고, 함께했던 모든 일을 잊어버린 채로 돌아온다면 난 분명 괴로워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.+그럼에도 나는 가능하다면 인형들을 위험한 싸움에 내보내는 것은 피하고 싶다. 세상 그 누구도,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것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꼴을 보고만 있진 않을 테니까.
()지휘관||:미안해, 내가 멋대로 저질렀는지도 모르겠네.
Henrietta(2)헨리에타||:아뇨, 죠제 씨의 마음은 이해해요. 죠제 씨는 상냥하신 분이니까...+평범한 여자애는 평범하게 사는 것으로 충분하겠죠.
()지휘관||:난 너희도 평범한 여자애라고 생각하는걸.
Henrietta(3)헨리에타||:하지만, 저희는 결코 평범한 여자애가 아니에요... 평범한 여자애가 총에 맞아도 아파하지 않고, 맨손으로 사람을 살해할 수 있나요?+저희는 평범한 여자애가 아니라 의체예요. 의체에겐 의체로서의 삶이 있어요.+저희에게서 프라텔로로서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건, 죽음보다 괴로운 일이에요.+제가 평범한 여자애라면,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. 죠제 씨에게 도움이 되려면 평범한 여자애로는 부족하다고요!
()지휘관||:평범하지 않은 아이라... 그렇게 순진무구한 얼굴로 그런 말을 해도, 나로선 납득할 수 없지만... 그렇다고 정면으로 반박할 수도 없는 노릇이군.+미안해. 헨리에타의 각오는 잘 알았어.+그럼 다음 비타로 갈까? 다른 애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.
Henrietta(4)헨리에타||:...지금 당장 가야 하나요?
()지휘관||:새로 온 동료들을 빨리 데리고 나와야 해. 중요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거든.
Henrietta(4)헨리에타||:비타 안에서라면 안전한걸요? 어쩌면 이따가 알아서 나올 수도 있는데, 죠제 씨가 그렇게 고생하실 필요가 있나요?
()지휘관||:이게 내 임무니까.
Henrietta(2)헨리에타||:...알겠습니다.+그럼, 이번엔 리코에게 가봐요. 리코의 비타는 찾기 쉬워요, 정문에서 왼쪽으로, 두 번째 창문 뒤에 있어요.
()지휘관||:그래, 그럼 거기로 가자.
Henrietta(4)헨리에타||:네.+그런데... 저... 가기 전에, 조금만 더 같이 있어 주실 순 없을까요?+안젤리카의 비타에서 얌전히 있었으니까... 상으로...
()지휘관||:음... 그렇게 부탁한다면 들어줘야지.+내가 뭘 해 줬으면 좋겠니?
Henrietta(1)헨리에타||:에헤헤...+죠제 씨는 아무것도 안 하셔도 돼요. 그대로 앉아 계셔 주세요.
()||:헨리에타는 슬며시 내 어깨에 기대고, 고개를 들어 완전히 어두워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.+나도 그 시선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니, 희미하게 반짝이는 별빌들이 바람을 따라 흐르는 구름 사이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.
Henrietta(1)헨리에타||:오늘도 별이 정말 예쁘네요.
()지휘관||:별, 좋아하니?
Henrietta(1)헨리에타||:네. 기억 안 나세요? 죠제 씨가 망원경으로 별을 보여 주시면서, 별들에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고 가르쳐 주셨잖아요.+죠제 씨는 정말 모르시는 게 없다니까요. 헤헤, 오늘은 출장 때문에 피곤하셔서 그런 것 같지만요.+이렇게 별을 올려다볼 때마다,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상냥한 죠제 씨의 모습이 떠올라요.
()지휘관||:그렇구나...
Henrietta(1)헨리에타||:그래서, 저는 죠제 씨에게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. 무슨 일이 있더라도요.+죠제 씨에 대해서는, 아무것도 잊고 싶지 않아요...
()지휘관||:죠... 나도, 영원히 널 잊지 않아.
Henrietta(1)헨리에타||:헤헤헤... 죠제 씨...
()||:우리는 더 말하지 않았다. 그저 벌레의 울음소리를 듣고 꽃향기를 맡으며, 조용히 밤하늘을 감상했다.+반딧불이 몇 마리가 눈앞에서 어른거렸다. 손을 뻗어보았지만, 바로 코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음에도 전혀 닿지 않았다.+내 어깨에 기댄 헨리에타의 숨소리가 부드러워졌다. 피곤해 보이더니, 결국 잠든 모양이다.+이 아이는 여기서 홀로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린 걸까? 만약 내가 접속하지 않았다면, 언제까지 "죠제 씨"를 기다릴 셈이었을까?+그리고, 그 "죠제 씨"는 또 어디로 간 것일까? 정말 이 아이를 버린 걸까?+그 아주 오래된 접속 기록... 방금은 듣기 좋은 말로 달랬지만, 이 아이는 본디 속했던 세상으로부터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었다는 느낌이었다.+그렇게 생각하니, 슬픈 기분이 들었다.+헨리에타도 그렇기에 그토록 격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리라.
()||<黑屏1>:"잊혀지는 것만은 죽어도 싫다." 그것이 이 소녀들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소원인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