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)||9<黑屏1>0,10黑屏1>BGM_Empty:
()||<黑屏2>:"우리"는 무엇인가? 어디에서 왔고,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?+"우리"는 자연의 산물이 아닌,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움직이게 된 존재다.+하지만 인간은 "우리"에게 미래로의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.+그런 "우리"에 대한 이 세상의 시선은 어떠할까? 인간은 "우리"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?+"우리"는 이 세상의 일부이긴 한 걸까? 아니면, 그저 언젠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보잘것없는 미물에 불과할까?
()??||<黑屏1>GF_21winter_avg_mahaline:마카로프, 일어나요.
()||<睁眼>187:임무를 마치고 그리폰 기지로 복귀하는 도중.
92type(0)92식||:정말 푹 잠들었었군요? 거의 다 왔어요, 기지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휴게 지점이에요.
PM(0)마카로프||:...응. 모두, 내려서 정비해.
AAT52(0)AAT52||:으에에... 또 여기야...?
StenMK2Mod(0)스텐0,70||:언제 봐도 으스스해...
()||:AAT-52는 투덜대며 차에서 내렸고, 스텐도 조금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.+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유지만 말이다.
92type(0)92식||:아니 진짜 왜 또 우리 휴식 구역에다 쌓아 둔 거야?!+이해가 안 가네 정말... 왜 우리 휴게 지점에다가 이런 걸 세운 건지...
()||:나는 바닥에 잔뜩 널브러진 부품 더미를 주워 치우려 하는 92식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.
PM(0)마카로프||:냅둬, 어차피 치워 봤자 말짱 도루묵인데.
()||:이곳은 기계의 공동묘지. 망가진 기계를 버리는 쓰레기장이다.+본디 인근 도시의 시내에 위치했지만, 갈수록 늘어나는 "재활용 쓰레기"를 감당하지 못해 이런 변두리로 옮겨졌다.+물론, 여기에 잠든 것들은 가정용 같은 저렴한 게 대부분이다. 좀 더 고급인 기계나 인형은 버려지기도 전에 재활용된다.
StenMK2Mod(0)스텐0,70||:좀 불쌍하네요...
StenMK2Mod(0)0,70;PM(0)마카로프||:이 녀석들은 다 자신의 사명을 완수해서 여기에 온 거야, 불쌍해하지 마.
StenMK2Mod(0)0,70;AAT52(0)AAT52||:어... 그럼 우리도 언젠가는 여기에 눕게 되는 건가요?
StenMK2Mod(0)0,70;PM(0)마카로프||:......
StenMK2Mod(0)스텐0,70;PM(0)||:에엑, 전 싫어요!
92type(0)92식;PM(0)||:쓸데없는 걱정은. 어차피 토마토는 재활용 안 되는 쓰레기라 매립지로 가야 해.+땅에 묻어서 좋은 토마토가 안 자라면 그땐 또 좀 맞아야지.
AAT52(0)AAT52;PM(0)||:그럴 바에야 그냥 여기 누울래요!
AAT52(0)AAT52||:...아! 누구보고 토마토라는 거예요!?
PM(0)마카로프||:92식, 차량 점검해. 스텐이랑 AAT는 물자 보충하고.+마지막 휴게소라도 기지까진 아직 멀었어.
92type(0)92식||:네.
StenMK2Mod(0)스텐0,70||:알겠습니다!
AAT52(0)AAT52||RunStep:가자 가자~
()||:그렇게 다 보내고 나니, 나 혼자 남았다.+산처럼 쌓인 기계 더미를 밟고 위로 올라 보니, 저 멀리서 돈이 될 만한 부품 따위를 찾는 인간들 몇 명이 보였다.+폐품 더미를 헤집는 그들은 이따금씩 아직 그럭저럭 괜찮은 기계를 찾아내 능숙하게 분해했다.
PM(0)마카로프||:......+항상 이래. 전혀 생기가 없어.
()||:인간들에게서 눈을 떼고, 고개를 돌려 발밑을 살펴봤다.+그리고 그제서야, 무언가가 또 다른 기계 더미 뒤에서 나를 아주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.
PM(0)마카로프||:음...? 넌...
NPC_Golyat(4)0,150???||:......!
NPC_Golyat(4)0,150||:설마 이 무덤에 아직 움직이면서 인간에게 걸리지 않은 기계가 있었다니.+더 자세히 보고자 했지만, 무심코 내디딘 발이 상대를 겁먹게 만들었다.
NPC_Golyat(5)0,150???||:다, 다가오지 마!
PM(0)마카로프||:진정해, 나쁜 짓 안 해.
()||:하지만 잔뜩 경계하던 녀석은 바닥에서 납작한 철판을 방패 삼아 집어 들곤 뒷걸음질쳤다.
PM(0)마카로프||:......
()||:그대로 걸음을 멈추는 것이 옳았겠지만, 왠지 모를 호기심이 내 등을 떠밀었다.+녀석은 백화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내 및 청소용 로봇 같았다.
PM(0)마카로프||:너, 백화점에서 왔어?
NPC_Golyat(5)0,150???||:......
()||:녀석은 대답하지 않고 계속 물러나, 천천히 고철 더미 너머로 모습을 감췄다.
()||AVG_lifttable:나는 녀석을 뒤쫓으려 했지만, 발을 더 내딛는 그 순간 바닥이 꺼지는 느낌과 함께 얇은 나무판자로 가려진 구멍에 발이 쑥 빠지고 말았다.+간신히 발을 빼고 주위를 둘러봤지만, 그 녀석은 이미 광활하게 펼쳐진 고철들 속으로 녹아든 뒤였다.
PM(0)마카로프||:......+가정용 로봇이 만든 함정에 걸리다니...
PM(0);92type(0)92식<通讯框>||AVG_tele_connect:마카로프, 지금 어딨어요?+출발 준비 다 끝났어요.
PM(0);AAT52(0)AAT52<通讯框>||:어디서 뭐하고 있어요! 여기 오래 있기 싫다고요, 빨랑 돌아와요!
PM(0)마카로프||:...응, 금방 갈게.
()||AVG_tele_disconnect<黑点1>:조금 분한 마음으로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봤지만 녀석의 종적을 찾을 순 없었고, 난 하는 수 없이 휴식 구역으로 돌아갔다.
()||<黑点2>:......다음날.+귀신에라도 씌였는지, 나는 다시 이 기계의 무덤으로 돌아왔다.
PM(0)마카로프||:그 녀석, 붙잡혀서 해체당하진 않았으려나...
()||:어제 녀석을 봤던 곳으로 가 보니, 그곳은 한층 더 엉망진창에 인간이 밟고 지나간 흔적도 있었다.+그리고 그 흔적을 따라가니 역시나, 인간 몇 명이 쓰레기 더미를 닥치는대로 들쑤시는 중이었다.
NPC-PasserbyM(0)넝마꾼1||:...엉? 뭐여, 뭘 꼬나봐!+확 해체해 버린다!?
NPC-PasserbyF(0)넝마꾼2||:야, 저거 전술인형이야. 건들면 안 돼...
NPC-PasserbyM(0)넝마꾼1||:쯧, 재수없게스리... 일 없으면 꺼져!
PM(0)마카로프||:......+죄송합니다.
()||:적당히 대답하면서 주변을 곁눈질하던 차에, 녀석을 찾아냈다.+한 인간이 딛고 선 쓰레기 언덕 저 아래에서 꼼짝도 않는 것이, 아무래도 굴러떨어져 기절한 모양이었다.+지금은 인간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있지만, 저들은 경험이 많으니 여길 계속 들쑤신다면 결국 발견될 테지.+아무리 재빠른 가젤도 노쇠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자의 먹잇감이 되는 것처럼...+이것도 이 시대의 자연의 섭리다. 내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.
PM(0)마카로프||:실례했습니다, 그럼 이만.
()||<黑屏1>:나는 목인사를 하고 기계 무덤을 떠났다.
()||356<黑屏2>BGM_Empty:그리폰 기지 인근의 버려진 오두막.
K11(0)K11||<震屏>:뭐어!?
()||m_avg_casual:K11이 대뜸 버럭 소리를 지르며 손전등을 내게 들이댔다.
K11(0)K11||:지금 뭐?! 다시 말해봐!
K11(0);PM(0)마카로프||:윽... 뭐를?
K11(0)K11;PM(0)||:그 자연의 어쩌고!
K11(0);PM(0)마카로프||:이것도 이 시대의 자연의 섭리니까...
PM(0)마카로프||:내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?
K11(0)K11||:그래! 바로 그거!
()||AVG_Door_Hit:K11은 양손으로 탁상을 쾅 내려치면서, 그 탁상 위의 놓인 작은 로봇을 가리켰다.
K11(0)K11||:근데 이게 왜 여기 있어?!
K11(0);PM(0)마카로프||:작전 중엔 항상 변수가 발생하는 법이야. 실험실에 얼마나 처박혀 있었길래 그런 것도 다 까먹었어?
K11(0)K11;PM(0)||:그딴 헛소리로 잘도 얼버무리려 하네!+똑바로 대답이나 해, 이거 어떡할 셈이야?+ 애완 로봇으로라도 키우려고? 아님 뭐, "주인"의 입장을 체험해보고 싶기라도 한 거야?
K11(0);PM(0)마카로프||:일단 수리부터 해 줘. 근데 너도 제대로 고칠 수 있을지 보장 못한다며.
K11(0)K11;PM(0)||:사태 파악이 안 됐구나?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.+이건 그냥 쓸 만한 부품 하나 구해 와서 몸에 끼우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.
K11(0)K11||:이 일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너야, 마카로프. 네가 말한 그 "자연의 섭리"에 끼어든 대가를 치를 각오는 됐어?
()||:K11은 얼굴을 들이밀며 눈을 부릅떴다.
K11(0)K11||<黑点1>:이 녀석의 운명을 네가 바꿨으니, 네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.
()||<黑点2>:...잠시 후.
PM(0)마카로프||:그거 정말 고칠 수 있어?
K11(0)K11;PM(0)||:지금 전문가를 의심하는 거야?
K11(0);PM(0)마카로프||:그럼 왜 휴대장약처럼 생긴 걸 꺼내는데?
K11(0)K11;PM(0)||:얕은 지식으로 전문가의 행위를 억측하지 좀 마!+이 녀석 몸뚱이는 한계에 달한지 오래라 부품이란 부품은 모조리 마모됐어. 이건 되도록 많이 교체했어.+하지만 제일 중요한 메인보드가 타 버리기 직전이야. 이거 날리면 저장된 데이터가 홀랑 날아가 버리는 건 물론 전원도 다시 못 키게 된다고.+게다가 이 녀석, 소비자 정보 보호 기능 때문에 메모리 백업이 불가능한 모델이야.
K11(0);PM(0)마카로프||:오래 못 산다는 말처럼 들리는걸.
K11(0)K11;PM(0)||:으휴... 일단 돌아가서 이거 제조사에 문의 넣어봐야겠다, 어쩌면 교체할 메인보드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.+그래도, 언제 시스템이 다운돼서 다시는 움직이지 않게 돼도 이상할 거 없으니까 각오는 해 두도록 해.
K11(0);PM(0)마카로프||:알았어. 고마워, K11.
K11(0)K11;PM(0)||:닭살 돋으니까 그러지 마. 나도 선심 쓴 거 아니니까 그것도 각오하셔.
K11(0);PM(0)마카로프||:......
K11(0)K11;PM(0)||:근데 진짜 궁금하네, 너 대체 이 녀석을 어떡할 셈이야?
K11(0);PM(0)마카로프||:아무것도 안 해. 그냥 관찰하기만 할 거야.
PM(0)마카로프||:자유를 얻은 작은 로봇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미래로 향할지, 지켜보기만 할 거야.
K11(0)K11||:정말 관찰자로서 아무런 간섭도 안 할 거라고 맹세할 수 있어?
PM(0)마카로프||:물론이지.
K11(0)K11||:하, 어디 두고보자고.
()||AVG_Door_Open_Close:K11은 콧방귀를 뀌곤 오두막을 나섰다.+나는 고개를 돌려, 바닥에 누워 재가동되기를 기다리는 작은 로봇을 바라봤다.
PM(0)마카로프||BGM_Empty<黑屏1>:과거와 작별하고 새 삶과 자유를 얻으면,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?+계속 설정된 대로 행동할까? 아니면...+또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될까?